Germany
독일로 온 이유
PHOTOGRAPHY BY LEBEN TRAVELER
TEXT BY LEBEN TRAVELER
뮌스터에서 출발한 기차는 함부르크 항구를 지나 역으로 도착한다. 그런 풍경을 바라보고 있는 나는 이 도시가 지닌 남성적인 느낌에 많은 인상을 받는다. 예술인들의 향기를 내뿜는 뮌스터 하고는 상반되는 느낌, 곳곳에 있는 항구와 공사현장 등 산업화의 느낌이 물씬 느껴지는 도시가 함부르크였다.
일요일의 독일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듯 한산하다. 거리에 자동차와 사람은 거의 없고, 가게는 거의 문을 닫았다. 함부르크도 독일에서 손꼽히는 대도시지만 언제나 북적거리는 한국의 대도시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중앙역과 하펜시티를 오가며 촬영을 했고, 살짝 다리가 아파서 근처 편의점에 들어가 크롬바허 한병을 사들고 테이블에 앉아 거리를 바라본다.
남성적이고 철 냄새가 물씬 드는 이 도시, 유연한 곡선보다는 곧게 뻗어나가는 직선이 어울리는 이 도시를 바라보자니 예전부터 들어왔던 말들이 있었는데, 나보고 독일은 꼭 가봐라는 이야기 였다. 사진에서도 어찌보면 융통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는데, 평소 성격도 부러졌으면 부러졌지 굽힐 생각 없는 그런 성향에 사람들이 나를 보고 독일인 이다. 라고 말을 많이 해왔던 기억이 난다. 사실 그런 스타일 자체가 싫진 않은터라 나도 독일에 대한 이끌림은 늘 가지고 있었다.
결국 그 이끌림에 나는 대답을 했고, 나는 별다른 고민 없이 독일행 티켓을 끊었다. 그리고 한 술 더 떠 이 곳에 살아보자는 식으로 주변의 우려를 무릎쓰고 이렇게 여행을 온걸 보면 이 곳 독일인들이 가지는 성향에 대한 호기심이 강했을 것이고 나도 그들과 동화되어보고 싶었을 것이다. 아 물론 예산과 빡빡한 일정의 여행을 싫어하는 것도 큰 이유가 되기도 하지만..
이 곳에 와서 그들을 접해보고 나니, 왜 나를 오게끔 한 이유에 대해서는 알 것 같다. 사실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인 만큼 사람에 대한 다양성은 있는 만큼 모든 사람이 뭐 다 그렇다고 말할 순 없다. 하지만 어느정도 독일인들이 가지는 분위기는 대강 알 수가 있었다. 적어도 많은 부분에서 이 사람들은 진중함을 가지고 있다는걸 느낄 수 있었다. 그렇기에 점점 더 이 사람들을 닮고 싶어졌고 실제로 많이 닮아진듯, 그리고 나의 행동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누구든 마음 속에서의 부름은 있을 것이다. 한번쯤은 그 부름에 응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 부름이 행하는 곳이 자신과 꼭 닮은 곳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